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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근욱, 책을 통해 얻은 여성의 자유 : 르누아르 <책 읽는 여인>

관리자 | 2014.05.26 10:32 | 조회 7183

칼럼_미술 속 책 이야기

책을 통해 얻은 여성의 자유

: 르누아르 <책 읽는 여인>

글_이근욱(미술평론가)


일반적으로 출판사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책을 출간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독자는 20~30대 여성이다. 바꿔 말하면 20~30대 여성이 책을 가장 많이 읽는 독자층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17세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여성은 책과 거리가 멀었다. 사람들은 여자가 책을 읽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캘러번과 마녀』(실비아 페데리치, 갈무리)에 따르면 ‘16~17세기 사이에 여성은 사회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입지를 상실했다. … 여성은 독립된 인간으로서 단독으로 경제활동을 운위할 권리를 상실했다. 프랑스에서 그들은 법률상 무능력자라고 선언되어서 계약을 체결하거나 법정에서 스스로를 변호할 권리를 상실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여성이 자신에게 가해진 학대행위를 고발하러 법정에 나타나는 일이 뜸해졌다.’

당시 여성은 쉽게 책을 읽을 수 없었다. 사회는 책 읽는 여성을 의도적으로 비방했다. 여성이 책을 읽으면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될 거라는 가부장적 통념이 사회를 지배했다. 여성은 오로지 가사와 육아에 전념해야 했다. 물론 현실적으로도 책 한 권 값은 한 가정이 일주일치 먹을 식량 값과 비등할 정도로 비쌌다.

18세기가 되면서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 전 세계로 확대되었다. 탐험가들에 의해 오늘날의 세계지도가 완성되었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여성의 지위도 조금씩 향상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기본적인 교육 혜택과 사회활동에 제한이 따랐다. 단, 귀족 출신이나 고급 창녀들은 예외였다. 이들은 문자를 해독할 수 있었으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책을 구매할 경제력이 있었으며 책을 통해 살롱문화를 만들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었다. 오늘날로 치자면 독서모임이나 북 카페쯤이 될 터였다. 자본가 가문의 여성이 책을 읽으면서 점차 여성들 사이에서 독서가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책과 여성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화가들은 ‘책 읽는 여인’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 렘브란트의 <책을 읽고 있는 노파>, 베르메르의 <편지를 읽는 푸른 옷의 여인>, 빈센트 반 고흐의 <책이 있는 정물>, 앙리 마티스의 <독서하는 여인(Liseuse)>, 윌리엄 케이 블랙록의 <조용한 독서> 등은 우리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명화들이다. 이 외에도 수많은 화가들이 책을 읽고 있는 여인을 그림으로 남겼다. 르누아르 역시 여인을 주제로 한 현란한 빛을 탐구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 그중 대표적인 작품이 <책 읽는 여인>이다. 그림은 책 읽기에 몰두하는 여인을 클로즈업하고 있다. 여인의 얼굴은 책에 반사된 부드러운 햇살을 받아 환하게 빛난다. 여인의 뒤쪽 창문에서는 자연의 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고, 책은 그 빛을 받아 다시 반사시키고 있다. 마치 책 읽기가 여인의 자유의지임을 드러내는 듯한 인상을 준다.

슈테판 볼만이 쓴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당당하게 읽을 수 있는 자유가 여자들에게 주어지기 전까지 수백 년이 걸렸다. 책을 통해, 가정이라는 좁은 세계를 상상력과 지식으로 이루어진 무한의 세계와 맞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얻게 된 순간, 책이라는 자신만의 공간을 얻게 된 순간부터 여자들은 달라졌다.’

만약 여성이 자신의 의지로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수세기 동안 여러 사회적 폭압에 억눌려 살았던 여성이 끝내 지적 문맹인으로 남았더라면? 독서는 과거 여성에게 자의식을 심어주었다. 보다 분명한 것은 여성이 주체적 자아로서 살아가기 위해 책이라는 매개를 적절히 활용했다는 사실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그림_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독서하는 여인(Le Liseuse), 캔버스에 유채, 45×37cm, 1876, 파리 오르세미술관



성명(한자) : 이근욱(李根旭,)

이메일 : masilbogi@empal.com

약력 : 성공회대학교 문화대학원 졸업. 인천문화재단 제6회 플랫폼 미술비평상 수상. 월간 <다른내일>과 <BESETO> 매거진 편집장. 성공회대학교 문화대학원 출강. 콘텐츠기획자, 스토리텔러, 미술평론가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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